쉥겐(Schengen) 조약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국경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조약입니다. 이 쉥겐 국가 사이에서 이동할 때는 별도의 입국 심사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육로를 이용하여 기차를 타고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동하면, 중간에 국경 검문소가 없이 한 번에 이동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권에 따로 출입국 도장도 찍어주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쉥겐 조약에 포함된 국가와, 쉥겐 국가 입국 규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쉥겐 조약에 포함된 국가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몰타, 그리스, 크로아티아 총 27개국이 쉥겐 국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원래 쉥겐 국가가 아니었으나 2023년부터 포함되었습니다. 이 쉥겐 국가들은 유럽연합 EU와는 구별되는 것이기 때문에, EU에 가입되어있지 않은 노르웨이나 스위스도 쉥겐 국가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영국은 쉥겐 국가가 아니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쉥겐 국가 입국 규정
한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이 쉥겐 국가들에서 180일 이내에 최대 90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가 가능합니다.
180일 이내 90일까지라는 말이 헷갈릴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7월 1일에 쉥겐국에 입국하여 90일을 체류하고 9월 28일에 쉥겐국에서 출국하는 경우, 출국하는 날짜인 9월 28일부터 거꾸로 세어 이전 180일(4월 1일부터 6월 30일) 사이에 쉥겐 국가에 체류했던 이력이 있다면 쉥겐 조약 위반으로 비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여기서 180일, 90일을 단순히 6개월, 3개월로 간주하여 계산하면 안 됩니다. 어떤 달은 30일까지 있고, 어떤 달은 31일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계산하기 헷갈린다면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쉥겐 비자 계산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90일 체류라는 것도, 쉥겐 국가에 포함된 프랑스에서 90일, 그 후 독일에서 90일 이렇게 나라별로 각각 계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쉥겐 조약을 맺은 모든 국가 안에서, 다 합쳐서 총 90일까지만 체류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이번에 유럽, 그중에서도 쉥겐 국가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이라면 내가 최근 180일 이내에 유럽에 다녀온 적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없다면 상관없고, 있다면 쉥겐 국가에서 총 며칠이나 체류했는지를 세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때 90일을 넘게 체류했다면, 이번에는 단기 체류를 위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이 비자도 나라마다 하나씩 받을 필요는 없고, 하나의 비자를 받으면 모든 쉥겐 국가들에서 유효합니다.
그 외에도 유럽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최소 6개월 이상 남은 여권 만료일을 입국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독일의 경우에는 3개월만 남아 있어도 입국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6개월 이상을 요구하지만 나라마다 다를 수 있으니 여행을 가기 전 자신이 입국하려는 나라의 규정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자신의 여권의 만료 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꼭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남은 여권 유효기간이 부족하다면 새 여권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만약 여권 만료일이 그만큼 남지 않았는데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여행 당일 공항에 갔다면, 급한 대로 인천공항 3층 H카운터 인근에 있는 외교부 여권민원실에서 긴급 여권을 발급받아 출국할 수 있습니다. 이 긴급 여권은 단수 여권으로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으나, 나라마다 긴급 여권으로 입국이 불가한 곳들도 있으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비자로 입국하는 경우에는,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나라로 나가는 항공권 예약 내역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이렇게 다음 항공권 예약 내역이 없이 편도로만 티켓을 끊어 입국하려 하는 경우, 입국이 거절되는 국가도 있습니다. 꼭 항공권이 아니라 기차 등 육로 교통 예매 내역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비자 체류 기간이 지난 후 그 나라에서 출국하겠다는 증빙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입국 심사를 할 때 예약 내역을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구두로만 얼마나 체류 예정인지, 그 후에 어디로 이동하는지 물어보기만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입국 규정은 각 국가의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정보는 해당 국가의 공식 홈페이지 또는 대사관 등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위 글은 입국 시 불이익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없습니다.